“노을이 바다를 물들이는 순간, 마음도 함께 물들었다.”
1박 2일 변산 여행 첫날의 마지막 코스로 선택한 곳, 채석강.
군산을 거쳐 우리는 변산으로 도착했고, 우리의 숙소 변산 소노벨에 체크인하여 짐을 풀고 잠시 쉬었다가 채석강 구경을 위해 나섰다.
(그런데 군산에서 변산까지는 차로 약 50분 걸렸는데, 평일이라 그런지 그 길이 그런지 달리는 30여분간 차를 한대도 보지 못했다. 4차선인가 뻥 뚫린 길이었음에도... 친구랑 나는 웃으면서 '들어오면 안되는 길로 들어선 것이 아니냐'고...)
변산 소노벨의 장점 중 하나는 바닷가를 마주한 이 리조트 뒷문을 열고 나가면 왼쪽으로는 채석강, 오른쪽으로는 수성당으로 이어지는 아담한 산책길이 펼쳐져 있다는 것.
그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바다와 절벽, 하늘의 분위기를 차분히 느낄 수 있어 도착부터 천천히 마음이 풀리는 기분이었다.
🌬️ 바람, 바위, 그리고 물 빠진 길
사실 이날, 일기예보에서 강풍주의보가 발령됐다는 말이 있었다.
"에이, 그래도 산책은 할 수 있겠지" 싶었는데, 채석강 바위 사이를 지나갈 때 느낀 바람은 상상 이상이었다.
파도 소리 위로 거칠게 스치는 바람이 몸이 휘청일만큼 강하게 불어 걸음을 멈출때가 종종 있긴 했는데 그 마저도 유쾌해 우리는 깔깔대며 웃었다.
지난번 이곳에 왔을 땐 물때를 놓쳐 해식동굴 아래쪽까지는 가지 못했었는데, 이번엔 물때를 잘 맞춰 방문한 덕분에 평소엔 바닷물에 잠겨 있던 바위 아래를 따라 숨은 풍경을 하나씩 발견할 수 있었다.
📸 우연히 알게 된 아름다운 포토존
그렇게 걷다 발견한 포토존.
흙빛 절벽과 바다, 노을이 한데 어우러지는 각도의 공간이었는데 사진으로만 보던 그 명소를 실제로 보니 “와, 진짜 여기였구나” 싶었다. (물때가 맞아야 볼 수 있으니 참고!!)
조금 높은 바위 위였는데, 친구는 과감히 올라가 포즈를 취했고 나는 무서워서 그 아래에서 바라만 봤다. 😅
어떤 중년의 아저씨 한 분이 얼결에 그곳을 지나는 관광객들의 사진을 찍어주고 계셨는데, 사진을 받고 나서 보니 완벽한 구도와 감성이 담겨 있어서 놀랐다. 사진 관련 일을 하시는 분이셔서 그랬나...
“진짜 내 친구인생샷 건졌네…” 싶었던 순간.
그래서 여행은 늘 기대하지 않은 순간이 더 특별한가보다.
사진을 찍고 우리는 바닷가 등대쪽으로 이동해 일몰을 기다렸다.
하늘이 붉어지기 시작하며 너무 아름답게 해가 지기 시작했다.
너무 아름다워도 눈물이 나는걸까? 일몰을 보다 친구와 나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갑자기 툭하고 눈물이 터졌다.
📍 채석강 가이드 & 팁
- 위치: 전북특별자치도 부안군 변산면 채석강길 44
- 추천 시간: 일몰 30~40분 전 도착 (일몰 시간은 기상청 사이트 참고)
- 신발: 바위길이 많아 미끄럼 방지 운동화 필수
- 포토존: 해식절벽 중간, 바위 위에서 찍는 구도가 유명
- 물때: 채석강은 간조(물이 가장 많이 빠졌을 때)에 맞춰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간조 시각 앞뒤 2시간 정도가 관람하기 가장 좋은 시간이다. 예를 들어, 간조가 11시라면 9시에서 13시 사이에 방문하는 것이 이상적. 물때표는 '바다타임닷컴' 또는 '국립공원공단 홈페이지' 등에서 확인가능.
- 주차: 공영주차장 이용 편리 (소노벨 숙박 시 도보로 이동 가능)
💭 하루의 끝, 여행의 여운
내소사에서의 고요한 기도와 안개, 그리고 채석강에서의 뜨거운 노을과 거센 바람.
변산 여행의 1일차는 조용히 시작해, 황홀하게 마무리되었다.
해가 천천히 수평선 너머로 사라질 때, 마음도 함께 고요해졌고, 조금은 아쉬운 발걸음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여행이 주는 여운이 한 가득 남았다.
일몰을 보고난 후 저녁식사까지 한 뒤 소노벨 숙소로 돌아오는 길은 바람소리가 어마무시했다. 대신 그 밤 산책길 하늘에는 요즘 너무 보고싶었던 별들이 가득 있어서 돗자리를 가지고 다시 나와 누워 별 구경을 할까 싶어 망설였지만 피곤했던 터라 그냥 씻고 쉬기로.
🔖 채석강 한 줄 요약
“물 빠진 절벽 아래, 바람과 노을 사이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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